세존께서 대집경을 설하실 때, 분부 하시기를
“온갖 마와 범천의 무리와 사나운 귀신들이 모두 모여서 부처의 가르침을 받고 바른 법을 옹호 하도록 하라”
하시니, 간혹 나오지 않는 이가 있으면 사천왕이 뜨거운 무쇠바퀴를 굴려 모두 모이게 했다.
다 모인 뒤에는 부처님의 분부에 순응하지 않는 이가 없어 제각기 큰 서원을 세우되 “바른 법을 옹호하라”
하였는데, 오직 한 마왕만이 부처님께 여쭙되
“세존이시여, 나는 일체중생이 모두 부처가 되어서 중생세계가 텅 비고 중생이란 이름까지 없어진 뒤에야
보리심을 내겠습니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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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회가 말하되
“위태로움을 당해서 변치 않아야 참 대장부인데, 여러분이여, 어떻게 한 마디를 던져야 황면구담(세존)이 숨을 돌리겠는가? 평상시의 신통묘용과 지혜와 변재가 여기에 이르러서는 전혀 쓸모가 없구나.
온 대지의 인간이 부처를 사랑하지 않는 이가 없는데, 이 경지에 이르러서는 어느 쪽이 부처이며 어느 쪽이 마왕인가? 누가 이를 가릴 수 있겠는가?” 하고는 양구 했다 말하되
“마왕을 알고자 하는가? 눈을 뜨면 밝음이 보이느니라. 부처를 알고자 하는가? 눈을 감으면 어두움이 보이느리라 마왕이건 부처건 주장자 하나로 일시에 콧구멍을 꿰리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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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고가 천의회의 상당법문을 듣고 말하되
“천의 노장이 그렇게 비판한 것은 기특한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말이 두 가닥이 된 것을 면치 못했다.
만일 <어느 것이 부처이며 어느 것이 마왕인가?> 하는데서 멈추었다면 사람들을 의심케 하는 것으로 그치고 말았을 것을, 다시 말하기를 <마왕을 알고자 하는가? 눈을 뜨면 밝음이 보인다. 부처를 알고자 하는가? 눈을 감으면 어두움이 보인다> 했으니 망발이 적지 않구나. 그는 또 말하기를 <마왕과 부처를 한 주장자로 일시에 콧구멍을 꿰겠다> 했으니 설상가상이로구나.
묘희(운문고)가 이제 부처를 대신해서 한 마디 하겠다.
마왕이 말하기를 <중생의 세계가 공하여 중생의 이름이 없어져야 제가 보리심을 내겠읍니다> 할 때에
그에게 단 한 마디 말하기를 <하마트면 그대를 마왕이라 잘못 부를 뻔 했구나> 하리라.
그러나 나에게는 두 개의 허점이 있으니 누군가가 찾아 낸다면 그는 납자의 안목을 갖추었다고 허락 하리라 ”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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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화상이 천의회와 운문의 염을 듣고 말하되
“운문고 또한 설상 가상이로구나 옛 성인의 망발은 천의회에게 잡히였고, 천의회의 망발은 운문고에게 잡히
였고, 운문고의 망발은 연장 하나 까닥하지 않고 육왕(공수가 살던 절)이 소굴에 들어가서 몽땅 잡았다.
오늘 다시 육왕의 망발을 잡아낼 자가 없는가? 있다면 납자의 안목을 갖추지 못했다. 없다면 제각기 방에 돌아가서 눈을 뜨고 졸아라 ”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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