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3

142. 남방

충국사가 어떤 중에게 묻되 "요즈음 어디서 떠났는가?" 하니

중이 대답하되 "남방(南方)에서 떠나왔읍니다"

국사가 다시 묻되 "남방의 선지식이 어떤 법으로 사람을 가르치는가?" 하니

"남방의 선지식들은 한결같이 말하기를 '하루 아침에 바람과 불길이 흩어진 뒤에야 뱀이 허물을 벗은 것 같고,

용이 뼈를 바꾼 것 같이 되나, 본래의 참 성품은 뚜렸해서 무너지지 않는다' 하였읍니다."

이에 국사가 "애닲구나 남방 선지식의 설범은 반은 생멸하고 반은 생멸치 않는구나" 하니,

중이 다시 "남방의 선지식은 그렇거니와 화상은 여기서 어떤 설법을 하삽니까?" 하니,

국사가 대답하되 "나는 여기서 몸과 마음이 한결 같아서 뭄 밖에 딴 것이 없다 하노라"

중이 다시 묻되 "화상께서는 어찌 허망한 몸을 법신과 같다고 하십니까? " 하니

국사가 "너는 어째서 사뙨 길에 드는가?" 하였다.

중이 묻되 "어째서 제가 사뙨 길에 들었다 하십니까?" 하니

국사가 대답하되 "보지 못했는가.

경에서 말씀하시길 '만일 형상으로 나를 보려거나 소리로써 나를 찾는다면 이 사람은 사뙨 길을 걷는 사람이다.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하였느니라" 하였다.



운문언이 염하되

"몸과 마음이 한결같고 몸 밖에 딴 물건이 없다하니, 산하 대지는 어디에 있는가" 하였다.



신정인이 염하되

"그 중의 그런 말에 의하건데 경에 전하는 말조차 알지 못하는구나, 선지식에게 누를 끼치지 말아야 될 것이다.

국사의 그런 말에 의하건데 역시 용두사미가 되었다.

아까부터 말하기를 '몸과 마음이 한결같다' 한 것은 어디로 갔는가. 찾아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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