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21

149. 졸부

청원이 석두로 하여금 남악회양에게 소식을 전하게 하면서

"돌아오는 날에는 그대에게 졸부자(무딘 도끼)하나를 주어서 이 산에 살게 하리라" 하였다.

석두가 회양선사의 처소에 이르러 서신을 전하지 않고 얼른 묻되

"성인들도 흠모하지 않고 자기의 영식도 소중히 여기지 않을 때가 어떠합니까?" 하였다.

이에 회양이 "그대의 물음은 너무나 도도하다. 어째서 조금 낮추어서 묻지 않는가?" 하니

석두가 "차라리 영원토록 지옥에 빠져있을지언정 성인들의 해탈은 구하지 않겠읍니다." 하였다.

회양이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으니 석두는 돌아갔다.

청원이 묻되 "그대가 떠난지 오래지 않았는데 서신은 전달했는가?"

"소식도 통하지 않고 글도 통하지 않았읍니다" 하고는 앞의 이야기를 자세히 말하고 첳하되

"지난날 화상께서 졸부자를 주셔서 이 산에 살게 하리라 하셨는데 지금 주십시요" 하였다.

이에 선사가 발 하나를 드리우니, 석두가 절을하고 남악산에 들어가 살았다.

(운거(雲居)가 남악이 대꾸하지 않은 자리에 대신 대답하되 "담판한아!" 할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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